영어발음 지피지기 05 음절 Syllables 02 모아쓰기와 풀어쓰기

1.모아쓰기 vs.풀어쓰기

한글은 음운이 조합되어 글자가 음절별로 쓰여지는 ‘모아쓰기’ 글자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행복하게도 음절에 대해서 ㄱ ㅗ ㅁ ㅣ ㄴ ㅎ ㅏ ㄹ ㅍ ㅣ ㄹ ㅛ ㄱ ㅏ ㅓ ㅄ ㅅ ㅡㅂ ㄴㅣ ㄷ ㅏ. (vs.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순간 고민하셨죠? 그러니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한글의 모아쓰기 (예, 고민) 가 풀어쓰기 (예, ㄱ ㅗ ㅁ ㅣ ㄴ)보다 2.5배 빠르게 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i]왜냐하면 우리말을 담는 그릇인 “한글”은 모음과 자음의 조합으로 한 음절씩 한 블럭□에 꼭꼭 담아주는 친절한 모아쓰기 체계랍니다. 이것을 영어로 syllable block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영어는 ‘풀어쓰기’(deblocked mode) 형식의 문자라서 어떻게 음절을 나눠서 읽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언어표기법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말이 한 음절씩 꼭꼭 잘 들어가니까, 영어도 그렇게 만들려고 하는 버릇이 저절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Age는 몇 음절 단어입니까? 한국어로 [에이쥐]를 연상했다면 그것은 3음절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1음절 단어이지요. dʒ라는 자음을 발음할 때 한국 사람들 중에 꼭 끝에 [이]라는 모음을 붙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말이 모음이 들어가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게 느껴지는지 자음 혼자 두는 것을 싫어해서 모음을 [이]든지 [으]든지 붙여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IS는 [이즈]처럼 말이죠. 영어에서는 자음이 모음없이 혼자 단어를 끝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bridge, college, knowledge, orange, film, milk라는 단어들을 발음할 때 원어민들이 잘 못알아 듣는 이유가 내맘대로 [이] [으]를 넣어서 음절수를 늘렸기 때문이랍니다. 예를 들어, 그 유명한[ii] 단어 [오렌지] 이든지 [어륀쥐]이든지 잘 못알아 듣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왜냐하면 이 단어는 2음절인데 3음절로 말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륁]에 가깝게 말하는 것이 더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영어의 음절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는 방법은 아래처럼 한 음절을 한 블럭안에 넣어 보는것입니다.

 

Changed:

 

 

 

영어단어를 한글처럼, 한 음절에 한블럭이라는 모아쓰기를 한다고 상상한다면, changed라는 단어는 위처럼 표현될것입니다. “체인지드”라고 머리에 그려지신다면, 이는 이미 4음절이 넘어감으로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음절은 악보의 음표와 같아서, 한 음절에 한음표씩입니다. 작곡가가 노래를 만든대로 부르지 않고, 내 맘대로 음표 갯수를 늘려서 박자무시하는 노래소리는 ‘애정없이’ 들어주기 힘든 소리입니다. 영어의 음절을 한글식으로 생각하는 관념이 깨지지 않으면, 그런 영어발음은 음표를 제멋대로 추가한 악보무시 박자무시 노래처럼 듣기 힘든 소리가 됩니다. 오래 듣다보면 상대방은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억지스럽긴 하지만, 한국인들이 음절의 느낌을 연습하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단어를 한글처럼 ‘모아쓰기”를 해보는 것은, 다만 “음절”연습을 위한 것이지, 외래어나 외국어를 모아쓰기로 적어보자고 주장하는 것이 전혀 아닌 것을 밝혀둡니다. 혹은 이런식으로 표기하면 원어민에 발음에 더 가깝다라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한글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음절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함뿐입니다. 가끔 영어단어를 한글식으로 적어서 원어민 발음처럼 내게 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adam=애럼, milk=미역, 물론 이런 것들이 아담 혹은 밀크 보다는 가까울 수 있겠지만, 영어와 한국어 소리의 호환되기 어려운 부분들 때문에,  [adam=애럼]과 같은 이런식으로 익히게 되면, 더 정확한 소리를 낼수 있는데도, 또 다시 한글의 소리에 어차피 매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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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im-Renaud, Young-Key (1993). The Korean alphabet. (p.151). http://books.google.com/books?id=nonRl2cerIgC&printsec=frontcover#v=onepage&q=&f=false

[ii] 2008년  2월 1일 이명박대통령 취임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이경숙 위원장의 [어륀지] 발언으로 언론에 주목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